로봇수술이 기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 보다 비용은 6배나 비싸지만 효과에서 근거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은 16일 기존 수술과 로봇수술을 비교한 연구 171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의연은 결론적으로 로봇수술이 다양한 질환에 적용되고 있지만 기존 수술보다 효과가 좋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못 박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에서는 로봇수술이 전립샘 절제술, 자궁 절제술, 위역류교정술(위바닥주름술) 순으로 많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립샘 절제술, 갑상샘 절제술, 신장 절제술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립샘암으로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기존 수술을 받은 환자 보다 ▲입원기간이 짧았고 ▲출혈량도 적었으며 ▲수혈요구량도 감소했다.
하지만 장기생존율, 재발률, 심각한 부작용 등에서는 기존 수술법 보다 낫다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내막암 및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궁절제술은 출혈량은 적었지만 수술시간, 입원일수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또 신장암 환자의 신장절제술과 복강경 수술을 비교했을 때 수술시간, 입원일수, 수혈요구량, 합병증 발생 등에서 다른 점이 없었다.
로봇수술비는 수술방법에 따라 약 500만~1200만원으로, 기존 수술보다 약 2~6배 더 높다.
암 수술은 본인부담률(환자가 내는 비용)이 5%인데, 로봇수술을 받으면 환자의 부담이 훨씬 더 커진다.
보의연은 “로봇수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로봇수술 비용이 기존 복강경 수술의 1.5배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로봇수술 기기인 다빈치는 한대당 약 30억~40억원이고 연간 유지비용이 2억~2억5천만원이다.
의료기관은 연간 150~200건, 월 평균 15건 이상의 수술을 해야 유지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다빈치는 작년 12월 기준으로 33대가 있다. 국내에서 시행된 로봇수술 건수는 2010년 10월 기준 1만 3700건을 넘었다.
연구책임자인 신채민 부연구위원은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수술법 개발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 보다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체계적인 임상연구를 통한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의연의 로봇수술 보고서는 연구원 연구성과확산센터 홈페이지(http://ktic.neca.re.kr)를 통해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