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로서의 숭고한 이념을 살려 정부의 기상천외한 정책을 막아냅시다"
최근 정부가 합병증이 없는 2형 당뇨를 경증질환에 포함시킨 것을 두고 교수와 개원의간 의견이 갈리자 당뇨병학회가 이를 봉합하는데 팔을 걷고 나섰다.
설사 각자의 입장에 따라 이해관계가 상충되더라도 학자로서의 사명을 걸고 한 목소리로 경증질환 분류를 막아보자는 호소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당뇨병학회 김진우 회장(경희의대)은 학회의 모든 회원들에게 호소문을 발송하고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고 독려했다.
김 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당뇨가 경증질환으로 분류되는 것을 두고 종합병원과 1차 의료기관간 경쟁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또한 전공자나 세부전공자간 영역 다툼으로 여겨서도 곤란하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어 "행정부의 관리들은 이처럼 의료기관간, 의료인간에 갈등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그럴수록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새로운 약제 급여기준과 경증질환 분류를 놓고 학회와 개원의협의회, 나아가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표현이다.
김 회장은 "이번 사태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사안"이라며 "단지 어떻게든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줄여보자는 임기응변의 정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전문가인 학회의 입장은 모두 배제된 채 당뇨병성 혼수를 제외한 모든 당뇨가 경증질환으로 분류되는 기상천외의 질병분류가 법제화 될 상황에 처했다"며 "제발 이번 사태를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학자적 양심으로 환자의 존엄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암환자가 가벼운 증상으로 1차 의료기관에 갈수도 있고 독감 환자가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지금도 구성원의 합의점만 찾으면 각 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환자를 전원시키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학회는 어느 일부 계층이나 회원들의 이익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로지 환자만을 생각하며 경증질환 분류를 막아내겠다"며 "개인의 형편에 따라 입장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상충되겠지만 이러한 학회를 믿고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