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산의 한 산부인과에 강도가 침입해 금품을 탈취 당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개원가의 방범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1일 경남 마산의 H산부인과 병원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원장을 비롯한 간호사와 환자를 위협, 현금 200만원과 신용카드 7장, 금목걸이 등 금품을 강취해 달아난 사건이 벌어져 개원가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병의원 데스크는 여성인 간호사들이 전담하고 있고 진료과목의 특성상 산부인과는 여의사와 여성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모방범죄로 이어질 우려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를 입은 H 산부인과 허 원장은 "CAPS(보안장치)나 긴급호출 버튼, 아무것도 소용없었다"며 "뒤에서 입을 막고 칼을 들이대 경황이 없는 상태서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허 원장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문을 활짝 열어놓아 보안장치는 무용지물이었고 데스크 밑에 있는 긴급호출 버튼은 출근시간에 간호사들이 청소할 때를 노려 속수무책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개원가에서 원장은 진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것에도 대책을 세워놓아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범에 대한 의식과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병원을 상대로 한 범죄사례는 98년 이후 환자를 사칭하고 강도행각을 벌이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번 범죄의 특성은 병원의 방범망을 훤히 꽤뚫고 상대적으로 손쉬운 여성들을 노렸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미용실, 성형외과, 소아과 등 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비슷한 경우의 사건사례가 목격되고 있다며 주의를 요망했다.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산부인과의 경우 여성환자들이 많아 남자순경들이 순찰을 가기가 상대적으로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범죄예방을 위해 내부에 CCTV나 긴급호출버튼을 설치하고 이번 사건처럼 청소시간을 틈타 몰래 들어오는 경우를 막기 위해 병의원 입구 외부에도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방범의식을 병원에 아무리 홍보해도 소규모 의원내 CCTV는 설치되지 않는다"며 "2만원짜리 가짜CCTV라도 설치해놓으면 예방에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사건이 일어나 증거가 필요할 때는 무용지물"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산부인과 개원의협회(회장 최영렬)는 회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홈페이지에 이같은 사실을 게제하는 한편 문서를 발송해 새로운 범죄사례에 대한 개원가의 주의를 당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