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육성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한의계는 "오랜 숙원을 풀었다"며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의협은 대정부 강경 투쟁 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
한의사협회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의약 육성의 길이 열렸다"면서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의료현실과 시대상황에 맞지 않은 '한의약'에 대한 정의 때문에 새로운 한의약기술이 개발될 때마다 불필요한 유권해석을 의뢰해왔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의협은 "앞으로 한의약을 현대적으로 응용해 천연물 의약품 등 신약을 개발하고 전통방식에 의한 한약 복용과 휴대가 편리한 캡슐제나 과립제, 환제 등으로 제형을 바꿔 세계 전통의약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한의협에 따르면 한의사는 한의약육성법 제정 이전부터 한의학을 기초로, 현대 과학을 응용 개발한 전자침술, 레이저 침 등을 시술하고 있으며 맥진기와 설진단기, 사상체질진단기, 음양균형장치 등의 다양한 진단기기를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식약청은 2011년 5월 얼굴형상을 분석해 체질을 판정하는 '한방의료기기'에 대해 임상시험을 거쳐 품목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한의약육성법에 기재된 한의약의 정의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제약이 많았다.
이에 대해 한의협 김정곤 회장은 "한의약 정의 개정을 통해 한의약이 세계 속의 한의약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현재 한의계에 산적해 있는 불합리한 정책과 제도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반면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29일 오전 한의약육성법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는데 역량에서 벗어났다"면서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한의약육성법을 재개정해서 다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최근 법제사법위원회 한의약육성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복지부 한의약정책관 등이 IPL에 대해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요지의 답변을 해 법안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의협은 이와 관련해 복지부장관과 한의약정책관 등을 상대로 위증에 대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는 한편, 정부가 한의약 육성 발전 계획과 정책방향을 수정하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한의약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한의사의 의료행위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