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 의사와 제약사의 만남을 밀수 거래하듯 쳐다보니..."
앞으로 의학회 학술대회 부스에서 비타500 등 간단한 식음료 제공조차 일체 금지한다는 소식에 의료인과 제약사 관계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A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14일 "마치 과거에 남녀의 만남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겼던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있는데, 흡사 쌍벌제 하에서 의사와 제약사는 같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 같다"고 어이없어 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부스에서 커피 하나 주는 것까지 달달 볶는다. 너무 지나치게 하지 말라고 하면 탈이 생기는 법이다. 의사-제약사의 관계를 더 부정적인 이미지로 몰아가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B대학병원 심장내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의사와 제약사의 관계를 지나치게 불건전하게 보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서로의 적정성을 유지해준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부스에서 커피 제공한다고 그 회사 약을 더 써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약사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C다국적제약사 PM은 "의사와 제약사에게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간단한 식음료 제공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니 정말 할 말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D국내제약사 관계자도 "너무 옥죄려고만 한다. 당근은 안주고 채찍만 가한다. 솔직히 오늘 기사를 보고 어이없어 웃기만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한국제약협회 최근 공정경쟁규약 심의위원회를 열어 의학회 학술대회 부스에서 의료인에게 비타 500 등의 간단한 음료조차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세부운용기준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