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찰, 공정위, 식약청 등 범정부적 리베이트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이들의 강압적인 리베이트 수사 방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조사를 받은 제약사 관계자들은 "리베이트 수사는 좋지만, 와서 하는 것을 보면 울화통이 치민다. 무슨 범죄자 다루듯이 조사를 펼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이같은 경험담은 제약사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국적 A제약사 관계자는 14일 "최근 리베이트 조사를 받았는데 불쾌한 기억이 있다. 오전에 한 수사기관이 들이닥쳐 하던 일 멈추고 모두 회의실로 들어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반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그치는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리베이트 혐의가 있으면 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강압적인 리베이트 수사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 제약사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대접을 받고 범죄자 취급 당하는 것은 솔직히 기분 나쁘다"고 토로했다.
국내 B제약사 임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한 수사기관으로부터 리베이트 조사를 받았는데 그들이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모두 벽으로 붙어 움직이지 말라"는 명령을 했다는 것.
이 임원은 "시키는대로 따르기는 했지만, 당시만 생각하면 지금도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약사가 사회적으로 약자에 속하니까 막 대하는거 아니냐"고 성토했다.
상황이 이렇자, 제약사 직원들은 최근 직업 자체에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다국적 C제약사 관계자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 아들을 봤는데 왠지 얼굴이 화끈거렸다. 최근 리베이트 조사관들이 나를 포함해 회사 직원들을 범죄자 다루듯이 취급한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직업 자체에 회의감이 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