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이정도까지 나빠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다국적제약사 A사장의 넋두리다.
제약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리베이트'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신약 개발 등의 순기능이 철저히 부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사 대표들은 이런 상황까지 온 현실이 안타깝고 심지어 창피한 심정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국내 제약사 B사장은 "직업이 기업 사장이라고 하면 부러움을 사는데 제약사 대표라고 하면 이내 리베이트 때문에 골치 아프겠다는 말이 돌아온다. 제약산업하면 리베이트로 단정짓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웃지 못할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하루는 친구 녀석을 만났는데 황당한 말을 들었다. 의사한테만 접대하지 말고 그 돈 우리한테도 쓰라는 얘기였다. 제약산업의 이미지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황당하면서도 창피했다"고 하소연했다.
다국적제약사 C대표에게도 비슷한 얘기를 듣을 수 있었다.
그는 "최근 일부 회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모의 시뮬레이션 훈련까지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제약업종이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되는 데 대해 영업사원들의 고심도 깊다.
다국적제약사 D영업사원은 "소개팅 자리에서 직업을 묻길래 제약사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상대방이 대뜸 의사 접대하는 직업이냐고 되물었다. 당시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물론 제약산업이 그동안 리베이트 관행으로 얼룩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순기능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쌍벌제 등으로 인식이 바닥까지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