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서 이른바 '살생부'로 불리던 고가약품위원회의 처방자제 고가약 리스트가 결국 유명무실한 상태로 사장됐다.
2일 대한개원의협의회 산하 고가약품위원회(위원장 장동익)에 따르면 당초 고가약으로 지정, 처방을 자제키로 했던 약품이 실제 국가간 가격비교 결과 상대적으로 저렴해 고가약 가격인하 유도활동을 중단키로 했다.
또한 고가약 선정을 위한 논의단계에서 물망에 올랐던 9개 제약사 14개 품목 고가약 리스트는 사실상 대외비로 유지, 일선 개원가에도 배포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중저가 대체약 활성화'라는 기존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 대체 중저가약 리스트는 계속해서 업데이트 후 개원가에 배포하고 캠페인 차원에서 고가약 처방자제를 유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 83개와 외자사 28개로 이루어진 총 122개 품목의 대체 중저가약 리스트는 이미 일선 의료기관에 공개됐으며 위원회는 기존 리스트에 품목 수를 지속적으로 추가, 업데이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익 위원장은 "14개 고가약에 대한 국가간 가격비교 결과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약품이 비교적 저렴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가격인하 유도보다는 중저가 대체약품을 활성화하는 것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가약으로 선정된 품목을 공개하는 것도 효과가 있겠지만 중저가약 리스트를 계속해서 업데이트 후 일선 개원가에 배포해도 고가약 처방자제 효과는 충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고가약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약품 가격인하를 유도하겠다던 출범 초기의 기세는 사라졌고 '고가약연구회'로 바뀐 위원회 명칭처럼 그 위상이 점점 초라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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