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라는 인식을 선배들이 30년 전부터 고취시켰습니다. 학술지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좋은 논문이 실린 좋은 잡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한영상의학회 국제 학술지 'Korean Journal of Radiology(KJR)'는 이미 10년전인 2001년, 일찌감치 과학기술논문 추가 인용색인(SCIE)에 등재됐다.
대한영상의학회 이경수 편집이사(사진, 삼성서울병원)는 그 비결로 ‘논문 수준이 높다’는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과거 선배들의 앞선 노력에 따라 임상증례가 많고, 학술활동에 대한 식견도 넓다는 것.
이 편집이사는 "6만여명의 전문가가 모이는 북미영상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초록, 구연 발표는 우리나라가 세계 4, 5위를 차지할 정도"라며 "그만큼 페이퍼를 많이 발표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JR의 시작은 2000년 3월이다. 일단 외국인이 어떻게 보게 하느냐가 중요했다. 그런 이유로 우선 창간호를 300개의 외국 도서관에 보냈다.
편집위원회 위원(Editorial board members)과 검토위원(Reviewer)에게는 논문 인용을 권장하는 이메일도 보냈다. 작년에는 누구나 돈을 내지 않고도 논문 전문을 읽어볼 수 있는 개방형 학술지(Open Access Journal)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1년 SCIE 등재 후 두해를 기준으로 계산되는 IF는 1.783이었다. 처음부터 1을 훌쩍 넘었던 것. 10여년 동안 평균 1.3~1.4를 유지하고 있으며 작년 IF는 1.766이다.
KJR이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학자들의 실력과 적극적인 홍보 외에도 ▲좋은논문 선정 ▲전락적 논문 게재 ▲편집위원회 선정 등이 있다.
좋은 논문을 받기 위해 대한영상의학회는 논문 수를 줄이는 일을 가장 먼저 했다. 한 호에 10편의 논문만 싣고, 서지형식 및 학술지 발간일 잘 맞추기, 아시아 지역 대표성 확보를 우선시 했다.
이경수 편집이사는 "논문수가 적어도 좋은 논문을 제대로 발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KJR에는 1년에 60~70편의 논문이 실리는데 500~600편의 논문이 들어오고 있다. 이 중 80%는 외국에서 오는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또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할 때는 시기를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실어야 한다.
이 편집이사는 “새로운 정보는 최대한 빨리 발표(publication) 해야 한다"며 "논문이 받아들여지면(accept) 2개월 안에 온라인으로 발간하자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진짜 좋은 논문은 하반기보다는 1월호에 실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편집위원회 구성원도 IF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전문분야에서의 오피니언 리더를 섭외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
이경수 편집이사는 영문 학술지에 '한국(Korean)'이라는 국적이 들어간 것이 IF를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경수 이사는 “미국영상의학회나 유럽영상의학회의 학술지는 미국과 유럽을 지칭하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데, 이들 IF는 각각 3.0, 2.0 정도"라고 말했다.
영상의학 분야에서 가장 IF가 높은 학술지는 북미영상의학회의 'Radiology'로 6.5이다. 학술지 이름에는 북미라는 지역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다.
KJR은 앞으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등재 ▲IF 2.0 넘기기 ▲격월간에서 월간 발행하기 등 크게 세가지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