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결국 한미약품마저 넘어섰다. 월 원외처방조제액(UBIST 기준)이 2개월 연속 한미를 앞지른 것.
작년부터 지속된 종근당의 상승세와 한미의 부진이 맞물린 결과인데, 한쪽은 계속 올라가고 한쪽은 그 반대 상황이다보니 결국 역전이 된 것이다.
수년간 매출액 순위에서 종근당이 6~8위권, 한미가 2~5위권에 포진한 점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현상이다.
종근당과 한미의 7월 원외처방액은 각각 273억원과 270억원. 전년동월대비 종근당은 7.7% 늘었고 한미는 6.5% 줄은 수치다.
지난달에도 종근당은 272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해 근소하게나마 한미를 앞선 바 있다.
종근당의 이런 성장 비결에는 신규 복제약이 중심에 있다.
실제 최근 1~2년간 특허 만료된 대형 오리지널 복제약 시장을 사실상 독식했다. 코자, 리피토, 가나톤 제네릭 등이 그것이다.
코자 복제약인 살로탄만 해도 연간 300억원 대의 대형 품목이 됐다. 불과 3년여만의 일이다.
반면 한미는 이 기간 역풍을 맞았다.
특히 쌍벌제를 주도했다는 오해로 지난해 의사들로부터 큰 미움을 받아 처방액이 급감한 것은 뼈저리다. 이런 여파 등으로 한미는 작년 창립 37년만에 첫 적자를 냈다.
의약분업 이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내심 1위 자리까지 노렸던 한미로서는 과거의 위상이 크게 하락한 셈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최근의 종근당은 수년전 한미의 모습과 흡사하다. 당시 한미는 엄청난 영업력을 필두로 복제약 시장을 점령했다. 하지만 한미는 쌍벌제 이후 힘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제약사 임원은 "한미가 불과 2년전만해도 유한양행과 2위 싸움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분기별 1500억원 이상의 매출액도 지금은 1200억원대에 그친다. 과거의 모습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