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보험약가 일괄 인하에 대해 극한 반발심을 드러내면서도 막상 단체행동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목소리에 힘이 빠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제약업계 내부에서도 과연 약가 인하를 저지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최근 각 회원사에 공문을 보내 제약협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호소문을 각 제약사 홈페이지에 링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1차 팝업 게재 운동이 참여 제약사가 적어 실패했던 것을 거울삼아 링크로 방법을 바꿔 회원사들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다.
하지만 단체로 링크를 게재하기로 했던 8일 오후가 지나고 하루가 더 흐르는 동안 이를 실행에 옮긴 제약사는 극소수다.
메디칼타임즈가 상위 25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링크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같은 운동에 참여한 곳은 동아제약, 유한양행 등 5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링크창을 게재한 제약사 대다수도 홈페이지 최하단에 배치해 잘 눈에 띄지도 않는다. 사실상 일제히 링크를 게재해 복지부를 압박하겠다는 카드는 물거품이 됐다.
이러한 모습에 이제는 제약업계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 대응해 어떻게 약가 인하를 저지하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약가 인하 저지를 위해 제약업계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제대로 효과를 보인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약가 인하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1차 팝업창 게재 운동은 단 몇 곳만이 참여해 소리없이 묻혔고 약가 인하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한 제약사도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제약협회는 추석을 이용해 제약사 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아줄 것과 호소문 링크를 요청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복지부에 대항해야 하지만 굳이 내가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모든 제약사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라며 "각자 지켜야 할 사업이 있고 이해관계가 다르니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가 힘든 것이 당연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 복지부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약가 인하 저지 운동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아니겠냐"며 "모두가 답답해하고 있지만 쉽게 바뀔수 없는 서글픈 현실이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