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회장 성상철)가 12주간 벌인 '의약분업 개선 전국민 서명운동'에 155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병협은 서명운동을 통해 의약분업 개선 필요성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서명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병원협회가 9일 의약분업 제도 개선을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을 1차 마무리했다.
병협은 지난 6월 20일부터 9월 9일까지 12주간 의약분업 제도 개선을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9일 현재 총 서명인원은 잠정적으로 154만 7489명.
그러나 서명지를 병협에 전달하지 않은 병원들이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적으로 200만명을 넘어섰을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약사회 서명운동과 비교해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약사회는 지난달 일반약 슈퍼판매를 저지하기 위해 약사법 개정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 단 2주만에 100만명을 훌쩍 넘긴 바 있다.
이와 비교할 때 병협이 12주 동안 155만명 서명을 이끌어낸 것은 너무 초라한 성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윤수(서울시병원회장) 의약분업 서명운동 공동추진위원장은 9일 "병원장들은 대체로 남을 배려하고, 품위 있게 뭔가를 하려는 경향이 강해 열기가 단기간에 달아오르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전국적으로 200만명에 달하는 시민과 환자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했다는 것은 의약분업이 불편하고,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특히 그는 "병협 성상철 회장이 솔선수범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서명운동 바람을 일으켰고, 병원장들이 단합된 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욱(대한중소병원협회장) 공동추진위원장도 "200만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 자체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분업 개선 서명운동 시한이 지났지만 병협은 당분간 서명을 계속 받을 가능성이 높다.
추석 연휴 직후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정기국회 기간 국회 설득, 시민단체 및 유관단체 접촉 등을 위해서라도 서명운동을 계속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윤수 공동위원장은 "병협 이사회에서 향후 계획을 마련하겠지만 의약분업 개선 공감대를 저변으로 확대시키고, 입법화 단계가 남아있기 때문에 마라톤을 하듯이 서명운동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욱 공동위원장 역시 "서명운동은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의약분업 개선 운동을 하는 만큼 대국민 홍보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협은 외래환자들이 원외약국뿐만 아니라 병원 내 약국에서도 약을 조제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이른바 직능분업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