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ESD 시술 중단사태 진실공방
내시경 점막하 박리절제술(ESD)을 시행하고 있는 대학병원들이 14일부터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위선종 및 2cm 이하 조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술 중단 사태는 일단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복지부는 9월 말까지 시술범위와 수가인상 등을 일단락 짓겠지만 관련 학회에 관련 근거자료를 요구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최희주 건강보험정책관은 지난 9일 브리핑을 통해 "시술범위 확대 부분은 학회에서 제시하는 문헌 등을 심평원 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조건부 비급여는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간을 일시적으로 정하는 것으로, 이 기간 동안 비급여로 관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신의료기술 당사자는 이 기간 동안 급여 전환을 위한 근거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2008년 4월부터 2년이라는 조건부 비급여 기간동안 ESD 적응증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학회와 정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학회 "2년 안에 추적 연구결과 낼 수 없다"
소화기내시경학회는 "의협을 통해 적응증 관련 자료를 충분히 제출 했으며 자료가 미흡하기 때문에 추가 자료를 내라는 요청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황 보험의무이사는 "조건부 비급여를 한 병원별로 적응증 추적 연구결과를 낼 수는 있지만 암이라는 것은 5년 생존율, 재발률 등을 봐야하기 때문에 장기간 연구가 필요한 것"이라며 "2년 안에 결과를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2년간 유효성 추적연구는 학문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협의해 2010년 5월부터 2016년까지 5년 추적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11개 연구기관이 참여해 ESD를 이용한 조기위암 치료 관련 전향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급증하는 수술, 과학적으로 확실한 적응증에만 급여"
그러나 정부는 입장이 다르다.
2년이라는 기간 동안 학회는 적응증 관련 근거 자료를 내지 않았고, 수술은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검증된 적응증에만 급여를 적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학회에서는 1년간 77개 병원에서 ESD를 약 1000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하지만 병원협회를 통해 비급여 기간인 2년 동안 ESD 기관 및 건수를 조사해보니 학회의 예상과 크게 달랐다"고 환기 시켰다.
병협 조사결과 17개 기관에서 ESD 시술을 하고 있다고 답변이 왔으며 이들 병원에서만 한해 6000건을 실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EDS에 대해 조건부 비급여가 적용된 이후 예상과 달리 시술이 폭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학회는 2년 동안 적응증 관련 후향적 연구결과나 시술 근거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도 9일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2008년 비급여 고시 당시 2년 동안 ESD의 적응증별 유효성에 대한 추적결과에 따라 급여 여부를 재조정키로 한 바 있다"고 확인했다.
특히 경 회장은 "하지만 관련 학회에서는 추적 결과를 아직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처음 예상과 크게 달라지면서 수술이 무분별하게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향적 연구를 통해 근거가 확보되면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고, 수가 역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