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발작 위험 있는 비만치료제 리덕틸캅셀 등 판매 중지 약 191만개가 시중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국회 원희목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판매 중지 의약품 품목별 공급현황'을 보면 올해 7월말 현재 식약청이 판매 중지한 세 개 성분 의약품(71품목, 총 191만5441개)이 도매상 등을 통해 약국과 의료기관으로 공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184만4371개는 약국으로, 7만1070개는 의료기관으로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약회사들이 판매 중지 조치를 수용한 것으로 보아, 이처럼 약국이나 병원으로 공급된 판매중단 의약품들은 도매상 등에 있던 재고품으로 파악된다.
한편 심장발작 위험 있는 비만치료제, 판매중지한 후에도 시중 방치되고 있다.
심장발작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은 판매중지와 회수 결정(2010.10.14)이 내려진 뒤인 2010년 11월~2011년 7월 '리덕틸캅셀' 등 25개 제품 2만4210개가 약국과 병원으로 공급됐다.
심각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판매 중지된 부펙사막(2010.11.8 판매중지 결정)은 2011년 1~7월 아토클리어연고 등 7개 제품 27만3249개가 공급됐다.
또 소염, 거담 등의 약효가 입증되지 않아 판매 중지된 세라티오펩티다제(2011.3.24 판매중지·회수 결정)는 2011년 4~7월 단 4개월 동안 무려 161만7982개가 약국, 병원에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세라티오펩티다제는 유일한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으로 판매 중지 결정 후, 3개월 동안 총 1천79건이나 청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이 판매 중지를 하면, 심평원에서는 건강보험 급여중지 조치를 하기 때문에 처방할 때 프로그램 상에 나타나, 의사는 이 약이 판매 중지 약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 약을 처방하고, 보험급여 청구까지 한 것이다.
식약청은 판매 중지 조치 당시 생산․수입한 제약회사가 이들 의약품의 자진회수할 것을 권고했다. '의약품등 회수․폐기 처리지침'에 따르면, 회수의무자는 5일 이내에 관할 지방식약청에 회수계획서를 제출하고 최대 30일 이내에 회수를 종료해야 한다.
그런데 2010년 10월 14일 '판매중지 및 자진회수 권고' 처분을 받은 시부트라민의 경우, 9달이 지난 2011년 7월까지도 약국이나 병원에서 여전히 반품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회사들의 자진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현행 식약청 위해의약품 회수관리시스템은 생산(수입)한 제약회사가 회수대상 재고량, 반품량 등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도매상이나 약국은 협조만 할 뿐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인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희목 의원은 "의약품은 언제 어디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위해의약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다"면서 "제약회사, 도매상, 약국까지 이어지는 회수시스템을 강화해 국민들이 안전한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 의원은 이어 "판매중지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필요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판매중지 의약품을 판매한 도매상 등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