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안과전문병원이 있다. 그 주인공은 한길안과병원.
이 병원은 안과진료에 있어서는 의료진은 물론 시설, 진료시스템 어느 면에서도 대학병원에 뒤지지 않는다.
"광고가 아닌 실적으로 말한다"
병원의 전문성과 경쟁력은 이미 지난 2005년, 2008년 두 차례 안과전문병원 시범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 2007년에는 안과 레지던트 수련병원으로 지정되면서 확인된 바 있다.
규모의 경쟁도 이들에겐 중요하지 않다. 백내장 수술을 비롯해 망막수술 등 중증 안질환 수술 건수가 '전국 2위(대학병원 포함)'라는 기록이 실력을 입증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병원의 수술건수는 연간 4300여건(2009년 기준)의 백내장수술과 3500여건의 시력교정수술, 고난이도 망막질환 수술도 700여건으로, 안과 단일 질환에서는 대학병원에 뒤지지 않는다. 연간 내원 환자 수만 해도 14만명에 달한다.
게다가 병원의 기본적인 질을 좌우하는 의료진 구성도 탄탄하다. 안과 전문의 13명은 모두 유명 대학병원 교수 출신의 의료진으로 녹내장 전문의만도 3명을 뒀다.
진료는 전안부, 망막, 안성형, 녹내장, 라식 등 5개 센터와 소아안과, 사시 및 약시 클리닉 등으로 구분해 각 분야별로 진료의 전문성을 기하고 있다.
또한 의료진에 대한 투자도 병원의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병원은 학회 참석 비용을 지원, 참여를 장려하고 논문 발표를 연구실적으로 인정해 성과금도 지급하고 있다.
"원스톱 진료 시스템 정착"
특히 한길안과병원의 강점은 대학병원보다는 작지만 안질환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학병원급 진료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증평가를 거치면서 더욱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각 질환별로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동선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음성 안내시스템을 갖췄고, 노약자를 위해 입구에 안내 도우미를 뒀다.
또한 환자가 바뀌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의료사고 수술 및 진료 전에 전 스텝이 환자의 이름을 거듭 확인하는 것을 규정화했고, 감염 관리를 위해 수술 전과 후 장비가 접촉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시켰다.
조범진 병원장은 "노인들은 무의식적으로 '네'라고 답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환자에게 'OO씨 맞죠?'가 아니라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직원의 복지를 고민하는 병원
한길안과병원은 의료의 질 이외에도 직원의 복리후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의욕을 높이기 위한 성과급 지급은 기본이고 1인당 연 60만원씩 지원되는 자기계발 지원금, 동아리 활동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은 불임휴가제도. 입사 후 2년 이상 직원 중 결혼 후 5년 이후까지 임신을 못한 여직원에게 30일씩 유급 휴가를 주는 것이다.
연간 2회까지 휴가를 쓸 수 있으며 재직 중 최대 3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제도를 시행한 이후 지난 2006년 원무심사과 정모 과장(44세)은 39세의 늦은 나이에 임신에 성공했으며, 방사선실 공모 직원(36세) 또한 지난 2006년에 쌍둥이를 출산할 수 있었다.
조 병원장은 "직원 중 여성 비중이 높다보니 불임휴가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면서 "특히 유급휴가를 제공해 직원들이 부담없이 회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인증평가 또 다른 도전"
한길안과병원에게 인증평가는 그동안의 발전을 점검하는 절차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인증 과정은 예상 외로 만만치 않았다. 대학병원 기준에 맞춰진 규정을 모두 병원급 의료기관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한길안과병원 관계자는 "인증제를 담당할 직원을 별도로 구성하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고생한 탓인지 직원들이 느끼는 보람과 자긍심이 더 크다"면서 "특히 병원급에선 선두적으로 인증을 받은 것에 대해 상당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길안과병원은 250여평의 신축병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지점을 늘리기 보다는 현재 병원 건물 옆에 부지를 매입, 확장함으로써 망막센터를 독립시킬 예정이다.
조 병원장은 "망막은 안 질환 중에서도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센터화해 전문성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도 안 질환 분야에서 한길로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