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건소들이 독감 예방접종 시즌을 맞아 주위 병·의원에 자원봉사 형태로 예진의사 파견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개원가에 따르면 부산의 모 보건소는 최근 주위 요양병원 7곳에 의료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하루 6시간씩 독감 예진 자원봉사를 해달라는 것이다.
광주의 한 보건소도 최근 지역의 대학병원과 병원들에 독감 예진의사 인력 협조를 요청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예산이 없다보니 별도로 인력을 채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면서 "매년 주위 병원에 협조 요청을 하는데 신통치는 않다"고 말했다.
독감 예방 접종 시즌에는 보건소마다 예진할 의사가 부족하다.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예산에 여유가 있는 지역은 한두달 단기간 예진의사를 채용해 활용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협조 요청이라고는 하지만 지역을 관할하는 보건소의 요구를 무조건 거부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으로 자원봉사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건소가 의사를 채용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국가 사업에 예산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자원봉사를 구하지 못하게 되면 소수의 보건소 의사 인력만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진행하게 돼 부실 예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