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협이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2012년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수가협상)을 앞두고 강경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같은 방식의 수가협상이 진행될 경우 수가협상 보이콧도 가능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병협 수가협상팀 관계자는 28일 "올해는 공단이 수가 인상을 억제할 명분이 없어졌다"면서 "올해도 수가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 협상을 거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의 요양급여비용이 마이너스 혹은 정체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1%대의 수가인상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다.
의협 역시 입장이 다르지 않다. 의협 관계자는 "원가보전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물가인상률은 수가에 반영돼야 한다"면서 "이번 협상에서는 반드시 의사의 자존심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특히 약제비 절감 등 수가인상 부대조건에 대해 회원을 독려하는 등 성실히 이행했으며 의원 외래처방 인센티브제를 통해 성과를 확인했음에도 공단이 동네의원의 회계투명화를 문제 삼는데 대해 간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의·병협의 강경한 입장은 건정심 공급자협의회를 통해서도 표출되고 있다.
협의회는 최근 공단에 재정운영위원회의 수가 인상 가이드라인 공개와 의약단체 및 공단 협상단의 교차 방문 형식 협상 진행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는데, 의·병협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 의협 관계자는 "의약단체와 공단 협상단이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면서 "공단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결심에는 사실상 수가협상 보이콧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의·병협이 강경한 목소리를 쏟아내는 데에는 수가협상의 기선을 잡기위한 의도도 있지만, 올해 수가협상 전망이 예년에 비해 밝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읽혀진다.
건강보험 재정상황과 국고지원금 연장 문제, 내년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한 보험료 인상 억제 등 대내적인 문제와 의사협회장 선거 등 내부 문제들이 맞물려 수가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올해 협상의 특성상 의·병협은 명분을, 약사회·치과의사회 등은 실리를 찾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의·병협이 공단과 합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