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말하면 개원의는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보인 반면 대학병원 교수들은 어차피 가야할 길이었다며 이 제도를 옹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같은 제도를 놓고 개원의와 대학병원 교수들 간에 상반된 입장을 보인 것이다.
개원의 "3분 진료에 의사소견서까지 쓰라고?"
개원가는 예나 지금이나 처방권이 제한받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A개원의는 "국내 당뇨환자는 서양과 달리 마른 비만에 위장관 질환이 많은 특성이 있다. 단순히 외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메트포민을 1차 약제로 쓰기에는 문제가 있다. 의사가 환자 특성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는 처방권이 박탈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 당뇨환자에 많이 쓰이던 SU계 약물을 제한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그간 당뇨치료 단독요법 처방 양상은 설포닐우레아(SU) 계열이 70% 이상을, 메트포민이 15% 가량을 차지했다.
B개원의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특히 당화혈색소만을 기준으로 당뇨약을 처방하는 것은 합병증 등 환자의 개별적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뇨는 간단한 질환이 아니다. 대부분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동반한다. 또 나이, 성별, 비만도 등도 고려해야한다. 환자에 따라 SU계 약물이나 메트포민을 선택적으로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은 SU계 약물이 적합하다고 판단해도 의사소견서를 써야한다. 3분 진료 시대에 상당히 불편하다. 또 설령 소견서를 쓴다고 해도 정부가 삭감 등 딴지를 걸 수도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소신 진료를 할 수 없게 됐다"고 성토했다.
교수들 "1차약제 SU계 고집하는 개원가 이해불가"
반면 대학병원 교수들은 개원의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3개월 기준을 놓고 볼 때 메트포민이나 SU계 약물이나 당조절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Y대학병원 교수는 "메트포민으로 가는 것이 맞다. SU계 약물이 초반 당조절을 잘되지만, 3개월을 놓고 비교하면 메트포민과 비슷하다. 둘 다 좋은 약이다. 다만 뜨내기 환자가 많은 개원가에서는 당을 보다 빨리 떨어뜨리는 SU계 약물을 써야 입소문이 잘 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메트포민이나 SU계 약물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데 개원가에서 설포닐우레아를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
그는 "당뇨는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순간 순간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 약값 등 여러가지 측면을 놓고 봤을 때 메트포민이 맞다"고 조언했다.
C대학병원 교수도 국내 당뇨환자들은 SU계 약물이 잘 듣는 경향이 있지만, 임상을 해본 결과 메트포민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소견을 보였다.
그는 "SU계 약은 저혈당을 만들고, 5~10년이 지나면 내성이 잘 생긴다. 때문에 메트포민을 기본적으로 처방하다가 듣지 않을 경우 다른 약을 쓰는 것이 맞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