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일반약 슈퍼판매를 반대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 83%는 소화제, 진통제, 감기약, 소독약 등 가정상비약을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가정상비약 구입시 약사로부터의 복약지도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보사연은 가정상비약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결과를 토대로 "가정상비약을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 83.2%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의 관련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실시된 이번 설문은 지난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자세히 살펴보면 도시지역 거주자들의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 찬성율(84.6%)은 농어촌지역 거주자들의 찬성율(77.2%)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도시지역 거주자들이 야간이나 공휴일에 약국이 문을 닫아 불편함을 느낀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가정상비약 구입의 가장 큰 불만은 '야간이나 공휴일에 구입이 곤란하다'가 61.4%로 가장 많았다.
불편 경험률 역시 도시지역 거주자(80.8%)가 농어촌지역 거주자(67.4%)에 비해 높게 나왔다.
이는 도시지역 거주자일수록 직장근무 등으로 야간에 상비약을 이용해야 할 경우가 많고, 야간이나 공휴일에 사회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약국이 문을 닫았을 때는 '그냥 참았다'는 응답이 41.3%, '영업중인 약국을 찾아다녔다'가 28.6%, '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18.8%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48.0%가 지난 1년간 가정상비약을 구입할 때 약사로부터 사용 방법을 전해들었지만 복약지도가 없었다는 응답은 50.5%로 더 많았다.
부작용 경험 여부에는 응답자의 29명(2.9%)만 그렇다는 반응이었고, 나머지 97.1%는 부작용 경험이 없었다.
또 부작용 심각도에 대해서 부작용을 경험한 응답자 29명 중 22명은 '가벼운 증상이어서 저절로 나았다'고 응답했고 병의원이나 약국을 방문했다는 경우는 7명이었다.
응답자들은 가정에서 상비약으로 구비가 필요한 약으로 외용제(95.4%), 소독약(92.7%), 소화제(92.0%), 파스(87.4%), 진통제(87.2%), 감기약(69.1%)등의 순으로 꼽았다.
박카스와 같은 자양강장제(27.8%)와 제산제(48.6%) 등은 가정상비약으로 갖춰야 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