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병원협회, 약사회, 치과협회가 공단과 협상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댔다.
1차 협상을 갖은 병협은 오후 5시 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공단과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병협은 주로 환자 수 감소와 병원의 경영 부담 요소 증가를 수가 인상의 근거로 들었다.
이상석 상근부회장은 "1차 협상에서 주로 큰틀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주로 했다"면서 "상급종합병원이 올해 환자가 크게 줄었고, 수익도 적자로 돌아섰다는 내용을 부각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간호사와 행정인력의 저임금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수가 개선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수가협상에서 영상장비 수가 인하와, 선택진료 기준 강화도 쟁점의 포인트로 부각될 조짐이다. 이에 따른 손실분을 병협은 약 5천억원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10월부터 시행하는 선택진료 기준 강화와 영상수가 인하로 인해 내년까지 약 5천억원의 손실분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임의비급여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수가 인상 밖에는 병원의 경영 환경을 개선해 줄 요소가 없다"고 전했다.
또 약품비 절감도 일정 부분 달성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작년 부대조건이었던 약품비 절감 상황을 보면, 항생제와 다빈도 처방약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부대조건 미이행으로 패널티를 받을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 약사회
약사회는 이날 오전, 공단과 2차 협상을 가졌다.
약사회 측 의견 개진이 중심이 됐던 1차 협상과 달리 2차 협상은 공단 측 입장이 중심이 됐다.
약사회는 의약품관리료 인하에 관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고원규 이사는 "의약품관리료 인하로 인해 매월 100억원 정도 손실분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공단이 자료 제출을 미루는 것으로 봐서 12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손실분을 근거로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려면 의약품관리료 인하분에 대한 정확한 추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반면 공단은 의약품관리료 인하분에 대한 자료가 나오더라도 이것이 수가 보전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공단 측은 "의약품관리료 인하로 인한 불만에 심정적으로 동감은 하지만 이를 환산지수로 다시 돌려주는 것은 현실상 어렵다"면서 "그렇게 하면 사실상 제도 시행의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못을 박았다.
▲ 치협
4시부터 공단과 1차 협상을 가진 치협은 총 진료비의 증가가 경영 수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최대영 서울지부 보험부회장은 "올 상반기에 총 진료비가 6.8% 늘었지만 기관 증가율도 함께 늘었다"면서 "종합해서 고려하면 월 평균 수가 인상분은 의원급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비급여 진료가 줄고 급여 진료가 늘어났기 때문에 총 진료비가 늘어났을 뿐 오히려 실제 경영 환경은 더 나빠졌다는 설명이다.
최 부회장은 "급여 항목도 치협은 원가보존율이 61.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한편 ▲병협은 13일 오후 3시 ▲약사회는 11일 10시 ▲치협은 11일 오후 5시 공단과 수가협상을 재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