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카바수술에 대해 문제제기 한 같은 병원 심장내과 유규형, 한성우 교수를 대학이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들 교수는 2008년 5월부터 약 3년 5개월 동안 학자로서의 양심을 지켰고, 이번 판결로 명예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하종대 부장판사)는 13일 "두 교수가 카바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가진 의심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고 부당한 것이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면서 원고인 건국대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두 교수는 건국대병원에 두 번에 걸쳐 카바수술 중지 요청 및 심의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이를 논의하고 연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환기시켰다.
또 재판부는 "송 교수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세미나 및 토론회를 개최했을 뿐 수술의 문제점이 논의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유규형, 한성우 교수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거나 자체적으로 카바수술 부작용을 연구하는 등 병원 내부에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두 교수의 문제제기가 송 교수에 대한 개인적 감정 때문인 것이라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유규형, 한성우 교수는 해임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으면서도 의료인이자 학자로서 가질 수 있는 학문적 의심을 져버리지 않고 신념을 지켰다.
이들은 2008년 5월 병원에 카바수술 후 발생한 치명적 관상동맥 합병증 환자 7명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술을 중지해 달라고 병원에 요청했다.
2008년 10월에는 유럽흉부외과학회지에 카바수술 부작용을 지적한 논문을 투고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병원에 합병증 환자 14명의 사례를 추가해 조사와 수술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두 교수는 병원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자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송명근 교수의 카바수술 환자 20명의 부작용에 대해 보고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2009년에는 세차례에 걸쳐 국민신문고에 의료기기위원회 재심의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듬해 1월 건국대는 두 교수를 병원의 대외적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해임했다.
그러자 두 교수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 취소 소청심사 청구를 해 이겼고, 건국대가 다시 해임하자 재차 소청심사를 청구해 해임취소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자 건국대는 이에 불복하고 교원소청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