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협상의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공단과 의약단체의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14일 각 단체들은 인상률 수치 제시를 통해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지만 공급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해 자율 타결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 지고 있다.
이날 협상을 가진 공급자들이 결과를 주로 '충격'이나 '실망'으로 표현할 정도로 온도차가 크다는 평이다.
▲의협
2차 협상에서 의협과 공단은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이 서로의 분위기만 파악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공단은 선택의원제 시행, 보장성 강화 등 자연증가분만으로도 4% 이상의 수가 증가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가 평균 인상률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해도 실질적인 수가 인상 혜택을 보는 만큼 큰 폭의 수가 인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의협은 "의사 1인당 인건비 상승률이 1.7%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실질 임금인상률 수준의 수가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협
3차 협상을 가진 병협은 환산지수 연구 용역 결과인 12%대에서 한발 물러서 보다 적은 수치인 9% 인상안을 제시했다.
반면 공단은 의협과의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증가분' 논리로 전년도와 동일 수준의 수가 동결안을 꺼내들었다.
병협은 이날 협상에 대해 "상당히 실망스럽다"면서 "영상장비 수가 인하 등 내년 상반기까지 발생할 5천억원의 손실분을 감안하면 적어도 9%는 인상해야 경영이 정상화되고 의료의 질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병협은 "건정심에 가야하면 가는 것 아니냐"고 말해 자율타결 가능성이 낮음을 암시했다.
▲약사회
약사회는 공단과의 4차 협상 결과에 대해 "자율타결 대신 처음으로 건정심에 갈 수도 있다"는 말로 당혹감을 표현했다.
약사회는 의약품관리료 인하분을 고려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공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약사회는 3차 협상 직후 "인상 폭으로 7~8%대를 요구한 것도 아닌데 공단은 어렵다고 했다"고 말해 대략 4~5%대를 요구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약사회는 "공단이 제시한 수치는 전년도 수준에도 안된다"면서 "처음 제시한 수치가 너무 낮아 여기서 얼마나 더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각 의약단체는 잠시 숨고르기를 한뒤 17일 마지막 협상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