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볼 때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겠지만 우울병 환자에게 인간다운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전문성을 상실하면 우리나라 의료가 후퇴하는 것입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최근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 처방일수 제한 논란으로 항우울제 TFT를 만들었다. 위원장은 원광대 의대 이상열 교수가 맡았다.
이상열 위원장은 23일 "타 과의 SSRI 처방일수 제한 폐지 요구는 순전히 의사의 관점"이라며 "국민,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타 과 의사들은 우울병을 마치 일시적이고 단기적 약물치료로 치료할 수 있는 단순질환으로 취급하려는 기계적 생각만 하고 있다"면서 "이는 의료가 비인간화 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울증은 사회적, 생물학적, 정신적 요인을 모두 고려해 근원적인 부분을 치료해야 하는 것"이라며 "기계부품을 수리하는 것처럼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추계학술대회에서 마련된 공청회에서 의사들의 무분별한 항우울제 처방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병원장을 할 때 진료를 많이 하지도 않았는데 항우울제 약값 청구가 세배로 뛰었다"며 "알고보니 타과에서 원인은 알 수 없이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무조건 항우울제를 처방했다. 일상적으로 우울증 약을 깔고 보는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항우울제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 노출되고, 지적되며 신경정신학회는 급기야 '항우울제 TFT'를 만들었다.
9명의 정신건강 전문가들로 구성된 TFT는 앞으로 항우울제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대국민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를 설득하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SSRI 처방일수 제한이 폐지되면 우리나라 항우울제 비용이 500억~600억원은 그냥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팜플렛과 포스터를 만들어 각 병원 등에 배포하고 관련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