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의료진이 바라본 바이오시밀러
엔브렐 등 대형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를 본따 만든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는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이 내년부터 허셉틴과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그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디칼타임즈>는 바이오 의약품을 직접 다루고 있는 대학병원 교수 3명을 찾아 바이오복제약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이들은 모두 국내 기업이 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 임상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은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원조약과 동등성만 확보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봤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아주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강석윤 교수는 "현재는 표적치료에 사용되는 monoclonal antidody나 small molecule의 경우 쓸 수 있는 적응증이 되더라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면 비싼 약가로 인해 처방이 가능한 환자군이 매우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불과 몇몇 대형병원에서 환자 부담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 처방이 되고 있는 정도이며, 지방에서는 사용이 매우 제한적인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에 강 교수는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 이런 상황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물론 오리지널과 동등성 및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전제조건하에서다.
그는 "바이오시밀러가 가격적인 부담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약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바이오의약품은 원체 비싸다보니 바이오시밀러도) 가격 형성이 어느 정도에서 이뤄지느냐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립암센터 종양내과 노정실 박사(임상시험센터장)와 서울대병원 류머티스내과 송영욱 교수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노 박사는 "바이오시밀러는 합성 의약품 제네릭과 달리 임상을 거친다. 여기서 오리지널과 동등성만 입증한다면 가격이 싸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 역시 "일단 써봐야 알겠지만, 효과는 비슷하면서 저렴한 약이 나오면 환자 진료에 더 많은 기회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송 교수는 바이오시밀러의 적정 가격선을 오리지널의 60~70% 가량으로 봤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공은 시간 필요"
다만 이들은 국내에 바이오시밀러가 나온다고 해서 시작단계에서부터 큰 점유율을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일단 국내에서도 장기적인 처방 데이터가 쌓여야하기 때문이다.
송영욱 교수는 "바이오시밀러가 나온다고 기존의 약을 당장 바꾸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의사들이 써 보면서 직접 판단해야 한다. 임상 자료도 중요하지만 의료진은 경험에 의한 축적된 데이터를 중시한다"고 답했다.
노정실 박사도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가 동등하다면 돈이 없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먼저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강석윤 교수는 바이오시밀러는 합성의약품 복제약과는 달리 임상시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과와 부작용, 삶의 질 등을 입증해야 하므로 향후 많은 임상연구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이는 환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임상연구 참여를 유도해 약물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의료인들도 적극적인 임상연구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