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에 걸쳐 의료원장 인준을 무산시킨 고대의료원 소장파 교수들이 마침내 개혁포럼을 공식 발족하며 그 존재를 드러냈다.
특히 이들은 만약 재단과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이사장 퇴진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고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김영훈 교수 등 의료원 내 소장파 교수들은 25일 LS용산타워에서 개혁포럼 발족식을 갖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 교수들은 현재 고대의료원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며 혁신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중지를 모았다.
김윤환 개혁포럼 준비위원장은 "고대의대가 태동한지 40년이 지났지만 재단의 구태의연한 인식과 선배들의 안일한 태도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지금의 현실을 반성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개혁포럼 공동대표는 "누적된 불신과 안이한 정책이 지금의 고대의료원을 만들었다"며 "이에 대한 개혁 의지와 책임감이 두번에 걸친 의료원장 인준 투표로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혁포럼은 우선 의료원장의 권한과 위상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과 같은 체제로는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영훈 개혁포럼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고대의료원장은 재단이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명예직에 불과했다"며 "이러한 지배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발전은 요원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의료원장이 되더라도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다"며 "의료원장 임기를 3년으로 늘리고 재단이 가진 재정, 인사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개혁포럼은 의료원장 인선에 스코어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보직경험과 학회 활동, 연구실적과 국책 과제 유치 등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후보를 정하자는 것이다.
김윤환 준비위원장은 "그동안 고대의료원은 재단이 세운 허수아비가 이끌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개혁포럼이 참신하고 정단한 명분을 만들고 의료원의 싱크탱크로서 재단과 상호신뢰를 회복하는데 앞장 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따라서 개혁포럼은 재단에 진정한 독립채산제를 공식 요청하고 의료원장 인선 방식을 변경할 것을 주문할 계획이다.
특히 만약 재단이 이러한 대화를 거부할 경우 이사장 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대표는 "자판기 수익까지 재단이 모두 가져가면서 독립채산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또한 의료원장 인선이 총장임명제로 진행되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정배 이사장과 김병철 총장은 두번에 걸친 의료원장 선거로 드러난 교수들의 민심을 느끼고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만약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사장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