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병원 원장과 직원 모두 상식 이하로 불친절합니다. 가지마세요."
이같은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면 과연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 될까? 이런 물음에 답이 될 수 있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A병원 원장이 환자가 올린 인터넷 게시글로 모욕을 당했다며 제기한 형사소송에서 환자의 손을 들어줬다.
사회통념상 특정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할 의도 없이 진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정도는 모욕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2일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은 환자 B씨가 A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이에 대한 불만 사항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환자는 게시물을 통해 병원 직원이 자신의 가방을 던져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자 또 다른 직원이 나와 조용히 하라며 행패 부리는 사람처럼 취급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원장은 이러한 상황에 나와보지도 않았다며 상식 이하의 원장과 직원들인만큼 절대로 가지 말아야할 병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A병원 원장은 환자가 이러한 게시물로 자신을 모욕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장과 직원이 상식이하라고 표현한 부분은 게시물 전체를 두고 보더라도 A병원 원장의 인격적 가치와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은 분명 모욕적 언사라 볼 수 있다"고 단정했다.
이어 "하지만 환자가 이러한 글을 올리게 된 동기와 경위를 살펴보면 실제 진료과정에서 겪은 불친절한 태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환자의 의견이 합리적인지를 판단하기 전에 여러가지 정황상 전혀 터무니없는 비방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즉 사회적 통념상 자신이 겪은 불편함을 토로하는 글에 불과하다면 모욕죄를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모욕적인 표현이 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모욕의 정도 또한 비공개적인 자리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경미한 수준"이라고 결론짓고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사회통념을 넘어섰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환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