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대학 Ernst Lengyel 교수팀이 난소암이 대망에 쉽게 전이, 확산되는 이유를 밝혀냈다. 대망(greater omentum)에 있는 지방세포가 난소암세포 증식의 연료 역할을 한다는 것.
대부분 지방세포로 구성된 대망은 난소암과 같은 복강내 종양이 가장 잘 전이하는 기관이다. 난소암 환자의 80%에서 진단 전 전이가 진행되며, 대망에서 자란 암세포가 원래의 난소종양보다 커지는 경우도 많다.
연구팀은 Nature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서 난소암세포를 건강한 쥐의 복부에 주입하자 20분 안에 암세포가 대망에 도달하는 것을 발견했다. 한 번 대망에 도달한 난소암세포는 대망에 있는 지방세포를 완전히 잠식했다.
또 단백질 신호가 대망에 부착된 종양세포를 퍼뜨렸는데, 이 신호를 방해하면 종양세포 확산을 적어도 5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망의 지방세포 가까이 있는 종양세포는 지방산결합단백질(FABP4)을 많이 생산했는데, 암세포가 지방세포와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연구팀은 "FABP4 활동을 막으면 지방세포에서 암세포로 전달되는 영양분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종양세포 성장과 새로운 혈관 생성능력도 감소시켰다"면서 FABP4이 난소암 표적치료의 열쇠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Lengyel 교수는 "복부에 있는 지방세포들은 암세포가 급속히 증가하도록 돕는 연료 역할을 한다"면서 "어떤 과정을 통해 암세포가 증식되는지 알 수 있다면 이를 막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암연구소의 Kat Arney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복부에 있는 지방세포가 난소암 확산의 연료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제시하는 한편 표적 치료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와 쥐를 이용한 초기 실험단계인 만큼 직접 난소암 치료에 적용하려면 많은 과정이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연구팀은 지방의 신진대사가 난소암 뿐만 아니라 유방암, 위암, 결장암 등 다른 암에도 작용할 것으로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