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원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허위로 입원시키는 수법으로 150억원대 요양급여비와 보험금을 부당지급 받은 병원장, 보험설계사 및 가짜 환자 등 400여명이 강원도 태백시에서 무더기 적발됐다.
강원지방경찰청 수사과는 허위 입원환자를 유치해 건강보험공단에 17억여원을 부당 청구한 3개 병원 원장과 사무장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또 허위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 140억원을 부당 지급받은 전현직 보험설계사 72명과 주민 331명 등 모두 410명을 보험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이번에 적발된 인원은 5만여명인 태백지역 인구의 0.1%에 육박할 정도다.
H, J, S 등 3개 병원은 환자에 대한 간호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았고 2개 병원은 아예 간호사가 없이 간호조무사 한명만 있었다. 야간당직 간호사도 없었다.
H병원은 압수수색 당시 진료차트 상 입원환자가 76명이었지만 실제로는 11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 병원은 또 원장실과 사무장실에서 환자를 상대로 특별 교육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원기간 중에는 동사무소에 가서 등본도 떼지 말고, 비행기도 타면 안되며 신분증, 카드를 써서는 안된다는 등의 내용이다.
S병원은 입원환자 중 30%를 아예 직접 나서서 적극 유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J병원은 난방이 되지 않아 환자들이 전기장판을 가져와 병실생활을 해 올 정도로 열악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계속되는 지역인구 감소와 시설 장비 노후로 인한 병원의 적자 경영 때문에 통원치료 환자만으로는 정상운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3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의 95%가 모두 가짜 환자였다"며 "태백지역에서 보험금을 못 타먹으면 바보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경찰청은 "소규모 병원의 운영 실태에 대한 보건소 등 감독기관의 실질적인 지도 점검을 강화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