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사 뿐만 아니라 중소사의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수년전부터 꾸준한 R&D에 투자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내년 4월로 예고된 정부의 '반값약' 정책은 이런 중소사들의 투자 의지를 꺾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힘들게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특허를 출헌했지만 정작 투자 여력이 없어 더 이상의 개발 진행을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꽃봉오리는 맺혔지만 꽃이 피지도 못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실제 중소사들의 연구 개발 성과는 최근 가시화되고 있다.
어제만 봐도 한올바이오파마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당뇨약 제제 '메트포민'을 '말론산염'으로 개선해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
메트포민을 말론산염으로 변경해 물리화학적 성질이 개선됐고, 때문에 메트포르민에 비해 독성이 낮고 콜레스테롤 및 LDL 감소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하지만 한올 관계자는 "현재 전임상 시험과 라이센싱 아웃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 국내제약사 부사장은 "기껏 특허를 출원했는데, 라이센싱 아웃을 하고 싶은 회사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중소사의 경우 임상이 진행될수록 돈이 많이 드는데, 이를 끌고갈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약값이 일괄 인하되면 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사들은 애써 지금까지 진행해오던 연구물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다. 정부는 단계적 인하 등 산업의 충격을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국내제약사 임원도 같은 맥락의 의견을 보였다.
그는 "당장 먹고 살기가 힘든 마당에 설령 투자를 해도 100%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의약품 개발 투자에 누가 선뜻 나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던 것을 중단 안하면 다행"이라고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