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은 "당뇨병 경증 분류는 말이 안된다. 복지부가 약값 갖고 장난치면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10일 서울 홍제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당뇨병학회 국제 추계학술대회에서다.
박 이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복지부의 당뇨병 경증 분류 정책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는 "당뇨병은 경증이 아니다. 그런데 왜 정부가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경증으로 나눴는지 모르겠다. 병의 경증 중증은 물건값을 매기 듯 하는 게 아니다. 당뇨는 합병증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당뇨를 경증으로 구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가 병에 걸린 게 죄는 아니다. 그런데 대학병원 오면 똑같은 약이 비싸진다. 약값 갖고 장난하면 안된다"고 성토했다.
그는 복지부의 이런 밀어붙이기식 정책에 큰 우려감을 보였다.
박 이사장은 "당뇨 경증 분류 당시 학회 의견은 철저히 무시됐다. 복지부는 전문가 의견을 구했다고 하는데 알아보니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피부과다. 다들 당뇨병을 (깊게) 다뤄본 적이 없는 과들이다. 이게 복지부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재형 총무이사(서울성모병원)도 "복지부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공 세우기에 급급하고 있다. 먼 훗날보다는 내가 있을 때 이만큼 재정을 절감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듯하다"고 거들었다.
박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당뇨는 경증 질환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이 다 종합병원에 몰리는 것은 아니다. 20% 정도다. 나머지는 개원가다. 정부는 약값 장난 말고 개원의가 당뇨를 잘 보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이렇게 하면 학회도 도와줄 것이다. 환자들의 건강을 더 악화시키기 전에 전문가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박 이사장은 올해가 임기 만료다. 내년부터는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차봉연 교수가 이사장직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