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인사를 앞두고 서울대병원과 역학 관계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이 초읽기에 돌입한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인사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윤여규 서울대병원 교수(63, 외과, 서울의대 75년졸)와 이홍순 국립중앙의료원 부원장(58, 내과, 서울의대 79년졸) 등 서울의대 출신 2명의 최종 후보가 신원조회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태이다.
이홍순 부원장은 전공의 수련부터 내과 과장까지 30년 가까이 의료원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인물로 일찌감치 원장 후보로 알려졌다.
반면, 서울대병원 윤여규 교수의 지원은 이외였다.
노조의 꽹과리 소리를 이유로 사표를 제출한 박재갑 전 원장과 같은 병원, 같은 진료과 교수가 원장직에 도전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는 서울대병원의 위기감이 내재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의료진과 연구능력으로 의료계를 호령한 서울대병원이 급부상한 복지 화두 속에 생존과 경쟁을 위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분당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강남 검진센터에 이어 올해 암병원 개원까지 사립대병원이 보이는 병상 확대 및 증축 등 수익성과 동일한 패턴이라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과 함께 이른바 '빅 5'로 불리는 서울삼성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과 차별성 없이는 국민과 정부의 지지를 지속하긴 힘들다는 시각이다.
공공의료사업단과 대외정책실 심포지엄을 연이어 개최하며 대외적인 활동을 강화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공의료 상징인 국립중앙의료원과 연계는 서울대병원 이미지 쇄신과 위상 강화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이미 서울대병원은 의료진 파견과 술기 교류, 나아가 임상교수 임명 등 국립중앙의료원 지원 및 육성책을 복지부 등 관련 부처에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모든 인사가 그렇듯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임명도 발표 전까지 확정하는 것은 성급하다.
분명한 것은 박재갑 전 원장은 개인적 성과를 토대로 했다면, 윤여규 교수는 서울대병원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히든카드라는 점이다.
NMC 한 전문의는 "의료진 내부에선 경영 경험이 없는 교수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서울대병원 때문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누가 원장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의료원을 살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