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도 일종의 반복된 학습과 행동으로 결정됩니다. 따라서 의사 국시에 의료윤리과목을 포함하면 의사가 되고 나서도 윤리 관련 판단을 더 신중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구가톨릭대의료원 김준우 의료원장은 21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생명의학연구윤리 국제학술대회에서 윤리교육 분야의 의료인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료원장은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아시아서태평양 생명의학연구윤리 국제학술대회 개최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료원장은 각 의료기관에서 연구자가 임상연구를 할 때 꼭 거쳐야 하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IRB 위원은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동료가 진행하는 연구를 심의할 때 객관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연구자를 비롯 IRB 위원 모두 윤리적 소양이 충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연구자 및 관련 인력은 1년에 한번씩 연구윤리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고 점점 객관성이 유지되는 병원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IRB의 독립성 유지를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의 인증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준우 의료원장은 "IRB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함께 FERCAP 등 국제공인기관을 통한 인증을 받는 것이 아주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western IRB 및 민간 시설을 이용하는데 좀 더 객관적인 심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몇개의 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공동 IRB가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공동 IRB도 운영예산과 방법에 대한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윤리생명의학연구윤리국제연합(FERCAP)의 11번째 학술대회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렸다. 전세계 30여개국에서 500여명이 참석했다.
태국 방콕에 있는 FERCAP 본부 사무실은 홍수 때문에 물에 잠겨 실무자가 우리나라로 건너와 대구가톨릭대의료원에서 숙식을 하며 함께 준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