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가 내년 2월 19일 전국한의사대회를 열어 한의계의 세를 과시할 예정이지만 막상 회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상당수 개원 한의사들은 "회원들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갑자기 대규모 행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의사협회는 지난 27일 열린 전국 이사 및 분회장 연석회의에서 전국한의사대회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이를 계기로 한의약 발전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이는 각 지역 분회장 연석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킬 만큼 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이번 행사에 대해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의사협회 장동민 홍보이사는 "갈수록 개원 한의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후배들의 좌절감은 높아만지고 있어 심기일전 하자는 의미에서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면서 "이 상황을 혼자 고민하고 괴로워할 게 아니라 서로 대화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의협 집행부는 이번 행사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회원들을 적극 독려해 세를 과시하는 계기로 삼자며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회원들은 미온적이다.
경기도에 개원한 A한의사는 "전국적인 행사를 개최하면 적어도 7천~8천여명의 회원이 모여야 하는데 과연 몇 명의 회원들이 참석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분위기라면 전체 회원 중 10%만이 참석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개원 한의사는 "도대체 이 시점에 전국한의사대회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서 "극심한 경영난으로 어떻게 하면 환자를 유치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에도 바쁜 상황인데 누가 참석하겠느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한의협 집행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전국한의사대회는 회원들과의 시각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대회 성공여부에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장동민 홍보이사는 "한의계 내부에서 이번 행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알고 있지만 앞으로 적극적인 회원 홍보를 통해 참여를 이끌어 낼 생각"이라면서 전국대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