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실 선진화를 위해서는 전담 인력 확보를 위한 현실적 지원비와 수가 인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서울대 암연구소에서 열린 '소아응급 선진화 방안 개발 연구'(책임자:곽영호,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은 소아응급실 사업 확대 보다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을 주문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곽영호 교수는 구조지표와 질 지표로 구성된 소아전문응급센터 평가지표(안)을 발표했다.
이중 인력분야는 소아청소년과로 국한된 전담 전문의에 응급의학과와 병행하는 방안과 성인응급실과 별도의 전담 간호사 및 소아 전용 코디네이터 등을 평가 지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발표회에 참석한 소아과학회와 응급의학회는 소아응급 선진화에 의문을 제시했다.
응급의학회 임태호 정책이사(한양대병원)는 "소아응급 센터를 몇 개 더 개설한다고 선진화가 가능 한가"라고 반문하고 "정부 정책과 보험 적용이 동반돼야 소아응급실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 유정민 교수는 "구체적 시설 기준이 없어 병원에서 경영성을 감안해 공간을 축소했다"면서 "인력 기준도 부재해 전담 의사 및 간호사 모두 성인 응급실 근무와 공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24시간 전담 전문의 배치 기준은 때우기 식 스케줄의 희생양"이라면서 "4~7명이 필요한 전담 인력에 연간 4억~6억원이 필요하나 정부의 지원책은 1억 5천만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전담 전문의 구할 수 없고, 병원 입장에서 도움 안돼"
유 교수는 따라서 "전담 인력 기준 법안 마련과 소청과 및 응급의학과 공인 교육체계 수립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는 현실적인 운영비 지원과 수가 인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아과학회 유경하 기획이사(이대목동병원)도 "소아응급실 선진화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전하고 "소청과 전문의를 구할 수 없고, 병원 입장에서 도움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는 "경영진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수가 뿐"이라며 "소아응급실 특성을 반영한 수가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윤한덕 팀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은 "동물병원도 맞춤형 수술기구와 수술방이 있는데, 소아들이 개 보다 못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수가를 올려야 응급실 수요와 외래 이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 응급의료과 송인수 사무관은 "학회의 말을 들어보니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계에서 도와주면 최선을 다해 연구 사업을 진행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가 지난해와 올해 선정·지원한 소아응급 의료기관은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이대목동병원, 길병원, 명지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등 6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