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나라를 봐도 우리나라처럼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이 단절된 곳이 없습니다. 하루 빨리 이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야 미래의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대한면역학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된 이명식 회장(성균관의대)은 기초의학의 붕괴를 우려하며 하루 빨리 이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5일 "면역학회의 경우만 봐도 의사보다 Ph.D가 2배 이상 많다"며 "의사들은 면역학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면역학을 발전시키는데 더욱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면역학은 모든 치료제의 근본이 되는 만큼 앞으로 무궁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의학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식 회장은 "사실 바이오 시밀러를 비롯, 대다수 바이오의약품의 기초는 면역학"이라며 "앞으로 모든 치료제는 면역학의 기반 위에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트렌드에 의사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최대한 많은 의사들이 면역학의 비전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것이 임기 동안 해야할 가장 큰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12년에 개최 예정인 12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Dendritic Cells(DC2012)가 이러한 노력에 기폭제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1천여명의 면역학자들이 참여하는 행사인데다 최근 노벨의학상이 면역학 분야에서 나오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 회장은 "최근 노벨의학상 등의 영향으로 임상의사들도 면역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면역할을 단순히 기초의학으로 치부하지 말고 임상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의사들이 연구에 관심을 보일 수 있도록 정부가 유인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식 회장은 "복지부는 물론,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적극적으로 연구 자금을 마련해 학자들에게 지원해야 한다"며 "그렇게 기반이 쌓이면 자연스레 제약사 기금이 지원되며 산-학-연을 잇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