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및 온라인게임이 뇌와 행동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 지는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병적으로 중독될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과학저널 '네이처 리뷰(Nature Review)'에서 비디오게임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토론자로 국내연구진이 참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중앙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사진)가 과학잡지 '네이처 리뷰 뉴로사이언스(Nature Review Neuroscience)' 12월호에서 'Brains on video games'라는 주제의 토론자로 참여했다고 6일 밝혔다.
논문에는 비디오 게임이 뇌와 행동양식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밝히고 이 지식들이 어떻게 교육적, 사회재활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토론 내용이 담겼다.
논문에 따르면 한덕현 교수는 비디오 게임이 뇌와 행동양식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근거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도한 인터넷 사용이나 게임이 중독으로 이어져 부정적 결과를 불러 온다는 연구결과는 많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게임 중독에 대한 진단 기준이 명확해져야 한다는 것.
한 교수는 "게임이 유익하냐 해롭냐 하는 것은 개인의 특성뿐만 아니라 게임의 특성에 의해 결정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또 "최근 몇몇 연구에서 인터넷 중독이 정신질환으로 분류되기에 충분할 정도로 해롭다는 것이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밖에도 게임 중독은 유전적인 취약성을 보인다는 연구, 게임을 하는 동안 뇌활성이 변화한다는 연구 등을 예로 들었다.
비디오 게임과 관련한 연구분야에서 신경과학적 연구의 목표나 미래 방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한 교수는 게임 중독에 대한 확실한 진단기준 마련과 효율적 치료법 개발 및 승인을 을 주문했다.
그는 "순수한 온라인 게임 중독과 다른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된 온라인 게임 중독의 차이점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 중독의 존재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게 하고, 우울증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후군 같은 정신과적 질환에 따른 증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논문은 '비디오 게임이 뇌활동을 촉진시킨다' '뇌를 손상시킨다'와 같은 선정적 언론보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토론에 참여한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Daphne Bavelier 교수와 미네소타대학교 C. Shawn Green 교수는 "영향력 있는 대중매체들이 비디오 게임에 대한 효과나 역효과에 대해 끊임없이 헤드라인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의 효과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는 ▲미국 유타대학교 Perry F. Renshaw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 Micheal M. Merzenich 교수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Douglas A. Gentile 교수 등 6명이다.
한편, 한덕현 교수는 중앙대 의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하버드의대 뇌과학연구소와 보스턴대학 스포츠심리 연구 전임의를 거쳤다. 올해 6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게임과 몰입 상담치료센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