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입체영상과 오감 자극을 이용한 가상현실 치료프로그램이 알코올중독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 용산병원 정신과 한덕현 교수팀은 최근 총 37명의 알코올 의존 환자와 25명의 알코올 중독 경력이 없는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한술에 대한 혐오를 주는 가상체험을 진행한 결과 알코올에 대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10분씩 총 세 단계로 진행됐다. 첫 단계는 편안히 눈을 감은 상태에서 뇌파를 측정하는 단계. 두 번째 단계에서는 시각ㆍ청각ㆍ후각 자극을 받으며 가상의 음주를 즐기는 위험상황을 만들었으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가상의 환자가 구역질을 하는 장면을 시청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뇌파를 측정한 결과 환자군의 뇌는 가상음주를 경험하는 상태에서 일반인보다 더 흥분하며 안정된 상태에서 뇌 전두엽에서 나오는 알파(α)파는 줄어들었다.
이후 세 번째 단계에 이르면 환자군의 뇌는 정상인보다 혐오자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갈망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알파파가 증가했다.
이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혐오 자극이 환자가 흥분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덕현 교수는 "고소공포증, 비행공포증 등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가상현실치료를 알코올 중독 치료에도 적용해 술에 대한 욕구를 줄여 알코올 의존성을 떨어뜨리고 재발률을 줄이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가상현실 치료는 상담을 통해 잘못된 행동 패턴을 교정하는 기존의 인지치료에 비해 참여자가 프로그램에 몰입하기 쉽다"며 "또한 환자가 극복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 앞으로 치료 효과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논문은 약리생화학행동학회지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