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국립대병원이 갖춰야 할 기반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
부산대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전국 상급종합, 종합 및 전문병원을 대상으로 연구중심병원 성장 지원을 위한 R&D 전략기획 과제 공모에 선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복지부는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연구중심병원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기획 과제를 공모했다. 30여개 병원이 응모해 14개 병원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의 주제는 '연구중심병원 추진을 위한 국립대학교병원의 전략적 모델'이다. 5000만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4~5개월 내에 결과를 내면 된다.
▲병원 지역사회환경 및 역량분석을 통한 핵심전략분야 도출 ▲병원 핵심전략분야의 산학연 플랫폼 구축 계획 ▲연구관리를 위한 병원 내 독립적 거버넌스 구축 계획 등이 담겨있다.
부산대병원 정주섭 의생명연구원장(혈액종양내과)은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어떻게 하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돼 한발짝 더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유리한 포맷이 무엇인가를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대병원은 암진단 진료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바이오마커 개발 등 세부적 연구과제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그 전에 이런 세부 연구를 하기 위한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대병원이 연구관리를 위해 낸 아이디어는 임상현장에서 개발한 아이템으로 인한 수익은 대학이 아닌 병원에 귀속시켜 재투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현재 부산대병원은 독립된 법인이고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대학에 속한 공무원 신분이다. 따라서 교수가 개입해 신물질, 의료기기 등에 대한 특허를 내서 생기는 수익은 학교로 귀속된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또 산학연 플랫폼 구축을 위해 울산과학기술대학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기관 외에도 LG생명연구소, 해양바이오 쪽으로 강한 부민대 등과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정 원장은 "부산대병원이 아우를 수 있는 동남권쪽 연구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양한 기관의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원장은 과열양상을 보이는 연구중심병원 열풍에 대해 우려감도 표시했다.
그는 "연구중심병원이 고유명사처럼 돼 버렸다. 정부가 연구중심병원 지정을 받지 않은 병원은 단어 자체를 쓰지도 못하게 하고 있어 병원의 급을 매기는 것처럼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중심병원에 선정 되기 위해 경쟁이 과열되면서 기존 취지가 변질된 양상도 보이고 있다.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데 컨설팅을 해주는 업체에 의존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