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예정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주최 '카바수술 전문가 토론회'가 관련 학회의 불참의사로 결국 무산됐다. 심평원은 일정을 다시 계획해 토론회 주최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전성, 유효성에 문제 제기가 되고 있는 수술법이 토론으로 얘기해 합의점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잇따라 지적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정경영 이사장(연세의대)은 6일 "토론회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대강당에서 불특정 다수를 초청해 쇼하는 것처럼 여론몰이식으로 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정경영 이사장은 "학술적인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학술적 토론이 되려면 토론이 될만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토론회 자체가 의미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심평원이 토론회 개최를 서두르는 것 같다. 학술적 토론을 하려면 새로운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대한심장학회도 내부적으로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토론회에서 무슨 얘기를 다시할 것인가" 반문하며 "학술적 자리도 안되고 했던 얘기를 반복하는 건데 목소리만 높아질 것이다. 송명근 교수 언론플레이 할 구실만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교수측이 발표하고 있는 건국대병원 자료는 누락, 은폐, 조작 지적까지 받고 있다.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현재 건국대병원이 제출한 가공되지 않은 자료(Raw Data)를 분석한 단체는 카바수술 후향적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 뿐이다.
하지만 당시 연구책임을 맡았던 배종면 보의연 겸임 연구위원은 이번 토론회 참석 제안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 연구위원은 "정치나 사회적 논쟁은 토론회를 통해 이야기를 듣고 합의점을 유도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의학과 과학같이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토론회 방식이 맞지 않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안전성, 유효성을 논의하는 것은 연구자료를 근거로 논문을 투고하거나 학술발표를 하면 동료 의사들이 논쟁을 통해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는 건국대병원이 작년 판막치환술로 보험급여를 청구한 25건 중 일부를 '카바'로 결정해 카바는 안전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단계로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없는 상태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현재 카바수술을 판막치환술로 보험급여 청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종 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이 문제와 토론회 개최는 별개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학회들을 설득해 토론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