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들이 전공의 선발과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고 나서면서 전공의 선발의 투명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에 있는 수련병원인 S병원 인턴들이 최근 해당 병원의 후기 레지던트 1년차 선발이 부당하게 이뤄졌다며 대한병원협회와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인턴이 직접 나서 공식적으로 수련병원 선발 과정의 부당함을 호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의를 제기한 인턴 A씨와 B씨는 각각 S병원 재활의학과와 정형외과에 지원했다. 재활의학과는 1명 모집에 2명이, 정형외과는 1명 모집에 3명이 각각 지원했다.
S병원 전공의 선발기준은 선발고사 65%, 인턴성적 20%, 면접 10%, 선택평가 5% 였다.
A씨와 B씨에 따르면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전공의 선발기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발고사 점수편차가 각각 11.7점, 7.8점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다.
면접과 선택평가를 합친 15% 반영비율로는 뒤집기 힘든 점수차라는 것.
특히 A씨 경쟁 상대는 인턴 초반 인턴장을 수행했지만 동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고 인턴 전원 찬성으로 직책이 박탈된 전례가 있었다.
A씨에 따르면 면접은 사람의 인성이나 업무수행 능력, 공동체 생활을 잘 해낼 수 있는 자질 등이 가장 큰 배점기준이고 의학적 지식은 선택평가로 판가름 해야 한다.
하지만 의학적 지식차이로 면접에 큰 점수차를 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B씨는 경쟁자들보다 나이가 5살 더 많다는 이유로 면접 점수가 갈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순히 나이 때문에 7.8점이라는 점수차를 면접으로 역전시킨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B씨는 "S병원이 적용하는 선발고사 기준은 전국에서 2번째로 높다. 면접시험이 공정했는지 모르겠다. 지침 적용기준이 모호하거나 아예 없는 것이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병협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병원 측 "면접기준 있다. 절차에 문제 없다"
하지만 병원 측은 전공의 선발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작년과 달리 실력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타 병원보다 전공의 선발고사 비중을 훨씬 높게 하고 면접 비중을 오히려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면접기준은 당연히 있다. 면접위원도 6~7명으로 한 사람이 면접결과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전공의 선발 절차에 문제는 없었다. 병협에서 요구하는 자료는 모두 제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2012년도 전공의 임용시험 공동관리 시행지침에 따르면 면접 및 실기시험은 수련병원 수련위원회에서 선발기준 및 방법 등을 포함한 선발지침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전형위원은 5명을 위촉해 최고, 최저 점수를 배제한 나머지 점수를 평균하면 된다.
병협 "정부 고시 준수여부가 판단 근거 될 것"
한편, 병협은 A씨와 B씨의 민원을 접수하고 병원 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운영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병협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위원회를 열어 판단할 것이다. 정부가 가이드라인까지 정해주는 직종은 없는데 보건의료 인력은 특수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보다 좀 더 꼼꼼하게 인력 선발에 대한 문제를 간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까지 파악된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를 한 뒤 필요하면 현장조사도 할 수 있다. 우선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지켜졌는지, 고시를 준수했는지가 판단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15%라는 수치는 병원 재량권에 속하는데 그 부분을 병협이 어디까지 간섭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