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6도. 의사 국가시험 필기 1일차 시험이 치러지는 10일 아침 서울의 기온이다. 펜이 얼어 글씨를 쓰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가락중학교는 시험을 준비하는 의대생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이른 아침부터 후배 의대생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미리 시험장으로 와 시험장 곳곳에 합격을 염원하는 현수막을 걸고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차 등을 준비했다.
입실시간 한시간 전인 7시 30분부터 시험을 치르려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다.
4학년 학생들을 태운 대형버스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8시 서울대 의대생을 태운 3대의 버스가 가장 마지막으로 학교 운동장에 도착했다.
각 의대 학생회는 선배들에게 핫팩, 쵸콜릿, 사탕 등이 담겨있는 종이가방을 나눠줬다.
하지만 북, 인형탈, 응원 막대풍선까지 등장해 소란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비교적 조용했다.
응원을 나온 한 의대 교수는 "국시는 의대생들의 큰 행사 중 하나라서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응원 나오는 인원수를 제한해 작년보다 조용한 분위기"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의 의대생도 "작년까지는 응원전이 심했는데 너무 시끄럽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온 것으로 안다. 그래서 올해는 그냥 필요한 것만 나눠주는 선에서 응원을 했다"고 전했다.
강원대, 제주대 의대생들이 북을 꺼내들고 응원전을 펼치자 시험 본부에서 바로 제재가 들어왔다.
국시원은 올해부터 응원전 과열양상을 예방하기 위해 엄격한 제한을 뒀다.
국시원 관계자는 "작년 학교간 응원이 과열돼 시험장 측, 주변 주민 등 항의가 많았다. 대학 총장, 의대 학장, 전국의대 의전원 학생연합 등에 공문을 보내고 회의를 통해 응원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래는 운동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는데 단체 응원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운동장 출입을 허용하고 티테이블을 설치하는 정도의 응원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입실이 끝나자 후배들은 뒷정리가 한창이다. 입실한 학생들은 차분히 시험 준비를 했다.
오전 9시. 시험 1교시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30개 교실의 학생들은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이날 가락중학교에는 총 887명 중 879명이 응시해 99.1%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한편, 국시원은 10일부터 이틀간 2012년도 제76회 의사 국가시험 필기를 진행하고 11일 오후 6시 홈페이지를 통해 기출문제와 가답안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