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영업사원들이 또 의사에게 명절 선물을 제공할지 말지 딜레마에 빠졌다.
많은 회사에서 약속이나 한듯 곧 있을 약가인하를 이유로 영업 비용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쌍벌제 역시 이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영업사원들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였다.
키닥터 위주 관리나 아예 선물을 안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영업비가 줄어 선물 살 돈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단골 병의원에 성의 표시까지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한다.
국내 A제약사 영업사원은 17일 "아무리 그래도 주 거래처는 명절 선물 등을 주며 성의 표시를 하는게 예의다. 영업비가 줄어 올해는 작년보다 3곳 정도 줄였지만 선물은 제공했다"고 귀띔했다.
다국적 B제약사 영업사원은 사비를 털어 명절 선물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는 "처방 증대 목적을 떠나 인간적으로 친한 교수들이 있다. 대부분 키닥터지만, 뭔가 목적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3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영업사원은 "설마 이런 것까지 리베이트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명절 선물을 아예 하지 않기로 한 영업사원도 더러 있었다.
국내 C제약사 직원은 "담당 병의원을 돌며 회사 차원에서 명절 선물을 금지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또 판촉 비용도 크게 삭감됐다고 하니 많은 의사들이 이해해줬다. 힘내라는 위로의 소리도 들었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방침과 달리 선물을 할 수도 있지만 개인 돈 쓰기는 싫다. 또 개별 행동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체 선물을 건네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 말라는 것은 안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