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질환 약제비 차등제가 시행된지 100여일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학병원들의 4분기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약제비 차등제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
하지만 매출 감소가 경증질환 약제비 차등제로 인한 것인지, 경기 불황으로 인한 현상인지는 보다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대학병원 원장은 18일 "지난해 4분기에 약 5% 정도 환자가 감소했다"며 "경증질환 약제비 차등제 영향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문과목별로 환자 감소의 폭이 달라 이를 분석중"이라며 "병원 별로도 일정 부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대학병원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소폭이기는 하지만 환자 이탈이 감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형병원들은 연 매출 단위가 1조원을 넘나 드는 만큼 환자가 4~5%만 감소해도 진료수입이 수백억원씩 줄어들 수 있어 상황 분석에 여념이 없다.
C대형병원은 3% 정도 매출이 감소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병원은 매출이 1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손실액이 300억원에 육박해 대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B대형병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특히 특정 과에서 환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원인을 분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B대형병원 보직자는 "과별로 차이는 있지만 어림잡아 평균 2% 정도 환자가 빠진 것 같다"며 "특히 이비인후과 매출이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대학병원은 두자리수로 매출이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중위권 대학병원들과 종합병원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환자 감소가 경증질환 약제비 차등제로 인한 것인지는 보다 세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기 불황으로 건강보험 급여비용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로 인한 영향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B대형병원 보직자는 "경증질환 약제비 차등제가 효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들 환자들이 의원에 흡수됐다는 근거가 필요하다"며 "4분기 보험급여 자료가 나와봐야 판단이 서지 않겠냐"고 밝혔다.
복지부도 이같은 변화를 주시하며 정책의 효용성을 분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경증질환 분류로 인한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정책 시행 초기인데다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해 효과를 논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