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를 철저하고 잔인하게 근절하겠다던 복지부가 되레 뇌물 의혹에 휩싸였다.
복지부 고위 공무원 2명이 지방 모 병원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
이는 지난 18일 손건익 복지부 차관이 "리베이트 때문에 (의사들이) 국민에 불필요한 약을 먹이려고 한다. 그 규모만 작년만 4조원 가량"이라며 의약계를 싸잡아 비난한 직후 알려진 사실이다.
복지부 뇌물 의혹이란 고위 간부 2명이 전북 부안의 한 병원에서 응급의료센터 청탁 등의 이유로 2000만원씩 받은 혐의다.
다만 당사자들은 "선물은 받았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약계 등은 실로 어이없다는 반응 일색이다.
A제약사 이사는 19일 만남에서 "참 웃기다. 제약사와 의·약사 간에는 미풍양속인 명절 선물도 주고 받지 못하게 하더니 되레 복지부가 금품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이면 약가 인하 명분으로 삼았던 리베이트 얘기는 두 번 다시 꺼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제약사 대관 담당자는 손건익 복지부 차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정부에 비판을 가했다.
그는 "어제만 해도 손 차관이 리베이트 차단이 제약사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에 이를 철저하고 잔인하게 근절하겠다고 했다. 또 한국 제약사는 기업 운영이 아닌 (약) 장사를 해왔다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비판을 한 복지부 고위 간부가 금품 의혹에 휩싸였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그리고 "솔직히 복지부 공무원도 제약사로부터 각종 로비를 받는 게 사실이다. 자신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의료계의 반응도 비슷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떠오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