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회 경력과 직책이 새로운 변화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기호 1번 추무진 후보)
"회무에 경험이 있고 검증이 된 회장이 필요한 시기다."(기호 2번 이병기 후보)
"난세에는 현안을 해결해 본 경험 있는 일꾼을 필요로 한다."(기호 3번 조인성 후보)
경기도의사회는 26일 저녁 경기도의사회관에서 제32대 경기도의사회장 후보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경기도의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추무진, 이병기, 조인성(기호순) 후보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공방이 벌어졌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후보는 기호 1번 추무진 후보. 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회무 경험 부족을 새로운 변화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추무진 후보는 "기존의 정치권도 물갈이 되듯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경기도의사회장은 겸손하고 정직하며 31개 시군의 특성상 화합과 소통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추 후보는 그러면서 "오랜 의사회 경력과 직책이 새로운 변화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며, 화려한 출정식은 정치권의 구태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두 후보를 비판했다.
기호 2번 이병기 후보는 의약분업 의쟁투부터 이어져온 의료계 내 다양한 회무 경험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경기도의사회는 경험과 능력을 검증받은 제대로 준비돼 추진력 있게 일할 수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면서 "섬기는 리더십을 가지고 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조인성 후보는 오랜 회무 경험과 함께,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을 실현시킨 대정부, 대국회 상대의 현안 해결 능력을 부각시켰다.
조 후보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회무 경험과 함께 필수예방접종 확대사업 등 사회에서 통하는 정책을 수립해 왔다"면서 "난세에는 현안을 해결해 본 경험 있는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으로 이어진 토론에서는 세 후보는 각 현안에 대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개진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경기도의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병기 후보는 낮은 회비 납부율을, 조인성 후보는 의사협회 근간 조직으로서의 미흡한 역할을, 추무진 후보는 지역적 특성에 따른 소통과 참여의 한계를 꼽았다.
리베이트 쌍벌제 해결 방안에 대해 추무진 후보는 "정부가 잘못된 약가 정책을 해왔고 제약회사가 영업을 하도록 만들었던 것이 원초적인 문제"라면서 "약가 정책을 고쳐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병기 후보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다시 수정해 국회에 재입법하고, 헌법에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인성 후보는 "의약분업 이후 리베이트가 늦은 수가의 보전형태로 자리 잡은 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진찰료 등 수가 현실화에 나서야 개선될 것"이라면서 "의료법을 개정이 필요하다는데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젊은 의사들의 어려움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세 후보는 의견을 달리했다.
이병기 후보는 "불합리한 수련제도를 개선하고 사병에 비해 긴 군복무 기간의 형평성도 계속 건의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개원의사들이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고 강조했다.
조인성 후보는 "의료정책이 현 상태의 현안 해결에 급급해 젊은 의사의 진입장벽에 대한 문제점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면서 "의료제도의 논의 과정에 젊은 의사들의 미래가 필수적으로 고려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추무진 후보는 "후배들은 과도한 투자와 야간진료까지 하고 있는데, 선택의원제가 시행되면 새로운 진입장벽이 생긴다"면서 "경기도의사회는 전자차트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청중 질문에서는 의협 대외협력이사를 맡은 조인성 후보에 대한 의협 집행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선택의원제나 리베이트 쌍벌제 등 현안에 의협 집행부 소속으로서 대처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는 "의협 회무가 해당 이사가 소관업무를 추진하는 폐쇄적인 특성이 있어 적극적으로 발언하지 않은 부분은 인정한다"면서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고 앞으로 모든 부분을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병기 후보는 의료계 대표단체로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경기도 킨텍스에서 의사와 가족, 간호사, 간호조무사가 모이는 행사를 하겠다"면서 "정치인들은 (표를 위해) 의료계에 읍소하고, 의료계는 정책 현안을 요구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