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을 통해 H약품 영업사원이 자살한 사건(작년 11월)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인터텟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들끊고 있다.
고인의 집에 수북히 쌓여있던 20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두고 실적 압박에 의한 자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털 대표 토론방 다음 '아고라'에서는 이 사건에 대한 청원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549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자신을 자살한 영업사원의 친구라고 밝힌 lovelylady는 이번 사건의 배경을 회사 측의 실적 압박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회사측의 실적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반품 의약품을 떠안게 됐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돈을 끌어쓰다 빚이 쌓이자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을 선택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제약업계의 잘못된 영업 구조를 지적했다.
전직 H약품 직원이라고 밝힌 '그대여 부르라'는 "개인이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지점이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지점이 판매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회사가 월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것이 제약사의 영업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어떻게 제약사들은 매월, 매년 목표를 100% 해나가며 1년 회계가 끝난 후 목표가 120% 증가된 목표실적이 배당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직 제약사 영업사원 '피자'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그는 "제약영업은 타 영업에 비해 하면 할수록 힘들다. 자주 지역이 바뀌고 매월 타겟(판매목표)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번달 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 다음달에는 1억1000만원이 타겟으로 주어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급이 올라가면 아래 직원들을 관리하는데, 만약 이들이 실적을 못채우면 본인이 더 해야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제약사는 영업사원을 그냥 소모품으로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네티즌 '맹박곧다이'도 "회사에서는 매달 실적으로 영업사원을 몰아부치고 이들은 할 수 없이 가짜 실적 처리 후 본인이 직접 입금하는 그런 형태다. 결국 영업사원이 자기회사 제품을 떠안고 간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