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환자 전문 치료 단계는 여러가지입니다. 그 중 가장 기본이 외상 전문의가 병원에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머리에 총상을 입은 가브리엘 기퍼즈 전 하원의원의 주치의 피터 리 박사는 31일 가천대 길병원이 주최한 '가천국제외상심포지엄'에 참석해 외상 전문의의 필요성과 시스템 구축 중요성에 대해 강의했다.
리 박사는 "미국의 병원들이 외상전문센터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때 수익은 환자로부터의 직접 수익이 아니라 광고효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상 치료를 잘한다고 알려지면 환자가 늘어나 그만큼 병원이 유명해지는 것이다. 어려운 외상도 잘하니 다른 영역도 잘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리 박사는 또 "한국은 시설과 장비가 우수하다. 시스템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가 가장 큰 숙제다. 미국은 외상환자들이 병원에 오는 순간부터 자신을 누가 처음부터 끝까지 케어할지 알고 있다. 외상만 전문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 박사는 트라우마 등록부를 예로 들었다. 미국은 모든 외상센터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트라우마 등록부가 있다. 병원마다 수집한 기준이나 방법이 다르지 않고, 동일한 시스템으로 외상환자에 대한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리 박사는 "외상환자를 보기 위해 마취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전문의가 모여 문제 발생 이유와 대처방안 등을 회의하면서 질을 높인다. 트라우마 등록부 같은 정확한 데이터가 있어야 품질개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난 피터 리 박사는 5세 때 한국을 떠나 우간다에서 생활하다 10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갔다. 미국 메릴랜드 군의관 양성 의대(USUHS)에서 전문의 자격을 땄다. 현재 애리조나대학병원 외상수술센터 과장을 맡고 있다.
작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가브리엘 기퍼즈 전 미 연방하원의원을 치료하게 돼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