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역할을 부정한 인물이 어떻게 수장으로 취임할 수 있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배종면(제주의대 교수) 겸임연구위원이 이선희 신임 원장의 소신과 연구원의 지향점이 충돌한다며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나섰다.
배종면 겸임연구위원은 1일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지금까지 나름대로 소중한 잣대를 지키고, 연구윤리에 부응하기 위해 3년간 근무했지만 신임 원장이 탑승한 NECA란 배에서 하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가 문제 삼은 대목은 이선희 신임 원장이 2010년 2월 이화의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국가 주도의 임상진료지침연구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다.
당시 NECA는 근거창출임상연구국가사업단(NSCR) 출범을 앞두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
NSCR는 말 그대로 정부에서 임상진료지침 제정을 위한 연구를 주도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하지만 이선희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NSCR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NSCR이 주도하는 연구자 중심의 임상진료지침 개발은 임상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고려하기 힘들고, 개발과 보급에도 제약이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임상진료지침의 성공 열쇠는 한국적 현실에 맞는 협력모형의 실행, 임상현장의 실정에 맞는 자율적인 방식이어야 한다"면서 "사용자 중심으로 접근보다는 의사의 합의와 참여로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 연구위원은 최근 NECA 전체 직원들에게 이를 비판하는 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NECA를 비롯해 신의료기술본부, NSCR 등 공익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로서는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에서 자유로와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하지만 공익적 노력을 하는 NECA를 오히려 이해상충에 있다고 비난받는 상황이 연출된 적이 있다"면서 토론회 당시 이 교수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NECA를 향해 '관제지침'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선동한 장본인이 바로 신임 원장"이라고 유감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NECA를 이해상충이라고 비난한 당사자가 수장으로 자원했다"면서 "신임 원장은 그동안 NECA를 향해 비난했던 발언에 대해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신임 원장이 취임하면서 근거가 무시되고, 공적 활동이 비윤리로 폄하된다면 더 이상의 겸임연구 활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