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비뇨기과 원장은 최근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5000원짜리 발기부전치료제가 나왔다는 기사를 봤는데 처방이 가능하냐는 내용이었다.
최근 발기부전치료제 선택 기준이 기존 브랜드 이미지에서 가격이나 신제형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엠빅스S'를 내놓은 SK케미칼은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이 약은 세계 최초의 녹여먹는 발기약으로, 가격도 기존약보다 절반 이상 싼 5000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엠빅스S' 관련 소비자 상담 전화가 1일 평균 100통 이상 폭주하고 있다. 판매액도 출시 50일만에 30억원을 돌파했다. 시장의 반응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태영 교수도 "기존의 발기부전약과 '엠빅스S' 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같지 않다'는 차별성이다. 이것이 환자와 의사에게 더 나은 제품력으로 와 닿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비아그라의 녹여먹는 복제약을 준비 중인 업체들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비아그라 필름형 제제는 휴온스, 진양·동국·근화제약, 제일약품 등 5개사가 공동 개발 중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제품 출시도 되기 전인데 기사를 보고 구할 수 있냐는 문의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그는 "가격은 아무래도 먼저 필름형 제제를 내놓은 '엠빅스S'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A비뇨기과 원장은 "발기부전 환자의 경우 예전처럼 의사의 처방에 의존하는 상황은 갔다. 사전에 정보를 얻고 구체적으로 제품명을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녹여먹거나 싼 제품의 경우 선호도가 높은 것이 현 추세"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현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도 있었다.
발기부전약을 보유한 한 제약사 PM은 "약은 근거중심의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의사나 환자나 믿고 선택할 수 있다. 무조건 싸다고 혹은 새로운 제형이라고 맹목적으로 믿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타 제약사들이 이런 현상에 부응해 가격을 낮추다고 해도 우리 제품은 그대로 간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