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을 앞둔 국립서울병원이 노사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국립서울병원 정은기 원장은 7일 전 직원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병원 노동조합이 화합하고 협조하는 조직이 아닌 새로운 힘을 과시하고 계급을 등장시키는 태도를 보여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결성된 국립서울병원 노동조합은 공무원노조 보건복지부 지부 소속으로 현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80여명이 가입한 상태이다.
정은기 원장은 "지난 50년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가중앙 정신의료기관으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노조도 병원의 열악한 현실을 합심해 개선하고 화합하는 조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최대한 협조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노조원 수가 80명이 넘은 지금 노조의 태도는 과거에 밝힌 화합하고 협조하는 조직이 아니라 새로운 힘을 과시하고 계급으로 등장해 화합을 저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일례로, 지난달 병원장실에서 열린 근무평가 간담회에서 벌어진 일을 제기했다.
정 원장은 "의견을 나누는 중에 노조의 상조회 운영 자료 요구와 관련해 (병원측과) 의견조율 없이 부착한 게시물 등의 이야기가 나오자 일방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 후 성명서 문건에서는 대등한 노사관계를 설정하겠다며 원장과 노조 지회장을 동등한 지위라고 주장하는 등 새로운 계급체계를 과시하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정은기 원장은 "적법한 노조 가입과 활동은 최대한 지원할 것이나 특정인의 지위를 높이거나 적법하지 않은 활동은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이에 노조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장이 회장인 상조회가 운영하는 직원식당 예산내역 등의 요구는 노조로서 당연한 권리"라며 "원장과 동등한 지위는 단체협상 논의시 대등하다는 뜻이지 직급이 같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장이 보낸 서신에는 노조를 무시하는 감정이 배어있다"며 "복지부에 인사 관련 공문을 보낸 것을 가지고 우리 병원이 콩가루 집안이냐고 지부장을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한 스탭은 "경영진과 노조 모두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하고 "노사 관계 초반에 겪는 성장통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립서울병원은 서울시와 국립정신건강연구원으로 탈바꿈을 위한 리모델링 협의를 진행 중인 상태이다.